새로 산 무선 헤드폰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는 순간, 세상은 깊은 물속에 잠긴 것처럼 완벽한 적막으로 빠져들었다.
며칠 전부터 자취방 천장 위에서 들려오던 기괴한 소음—마치 누군가 길쭉한 손톱으로 방바닥을 쉼 없이 박박 긁어대는 듯한 소리—도 귓가에서 거짓말처럼 씻겨 나갔다.
소음이 사라진 절대적인 고요함이 주는 안도감에 취해, 나는 헤드폰을 낀 채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.
얼마나 지났을까.
외부의 모든 소리가 차단된 그 완벽한 진공 상태 속에서, 무언가 이질적인 소리가 귓막을 두드리기 시작했다.
"스으읍- 하아-"
아주 옅지만, 분명한 사람의 숨소리.
그것도 침이 고인 입안에서 나는 축축하고 끈적한 파찰음이 섞여 있었다.
등줄기를 타고 벼락같은 소름이 뻗쳐나갔다. 눈을 뜰 수조차 없었다.
노이즈 캔슬링은 '외부'의 소음을 차단하는 기술이다.
외부의 소리가 완벽히 차단된 상태에서 이렇게 숨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는 것은, 단 하나의 끔찍한 결론을 의미했다.
이 소리를 내는 무언가가, 지금 내 귓바퀴와 헤드폰 스피커 사이의 그 좁고 어두운 틈새에 함께 들어와 있다는 것.
"스읍-"
숨소리가 귓구멍 바로 앞까지 바짝 다가오더니, 축축하고 차가운 혀끝 같은 것이 귓바퀴 안쪽을 진득하게 핥고 지나갔다.
비명을 지르며 굳어버린 손을 들어 올려 헤드폰을 벗어 던지려 했지만, 내 두 손은 헤드폰 대신 내 양쪽 귀를 꽉 틀어쥐고 있는 누군가의 얼음장 같은 두 손등 위에 포개어졌다.
"이제 조용해졌지? 우리, 안방으로 가자."
헤드폰 안쪽에서, 찢어질 듯 날카로운 쇳소리가 속삭였다.
